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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20 11:29
[보도자료 : 오마이뉴스] ‘마을 만들기’, 왕도를 걷다
 글쓴이 : 관리자 (59.♡.10.228)
조회 : 2,644  
새들생명울배움터 2017교육문화연구학교 - ‘생명의 교육, 생명의 마을’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은 '생명을 살리는 교육'을 고민하며 2014년부터 해마다 교육문화연구학교를 열어왔습니다. '교육'(1회), '공적 글쓰기'(2회), '한국사'(3회)를 거쳐, 올해는 '생명의 교육, 생명의 마을'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2017교육문화연구학교는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안양 동안구 비산3동 마을을 더 나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소망을 담아 진행됩니다. 기간은 10월 13일부터 12월 29일까지이고, 비산동 마을 관련 6가지 주제(△마을개선, △마을허브공간, △언론출판, △농사준비, △재개발연구, △문화사업)를 나눠 총화와 팀별 세미나 및 마을 대상 다양한 실천 활동 등을 병행해 나갑니다.

10월 13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새들연구소에서 2017교육문화연구학교 첫 모임이 열렸다. 엄마 품에 안긴 갓난아이부터 환갑을 넘긴 어르신까지 3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참석자 70여 명이 서른 평 남짓한 공간에 가득 모였다.

새들생명울배움터 주최 2017교육문화연구학교가 지난 10월 13일(금) 경기도 안양 비산3동 새들 연구소에서 '생명의 교육, 생명의 마을'을 주제로 12주 과정의 세미나 일정을 시작했다. ⓒ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새들생명울배움터 최봉실 대표가 인사말로 세미나 시작을 알렸다. 그러면서 시 한 편을 소개했다.

그림 그리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너

네가 이렇게 내 마음을
사로잡을지 몰랐어
너를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잘 모른 채 막연한 이미지에 끌린 건 아닐까
그런데 왜
미지의 이미지가 날 사로잡아 버린 걸까
너는 그렇게 아름다운 거니
너는 그토록 특별한 거니

하지만 알고 있어
네가 완전해서 그런 건 아닐 거라는 거
네 모습이 한 점 흠이 없어 그런 건 아닐 거라는 것

네가 나와,
내가 너와
만나야 하기 때문인 게지
너와 나의 만남으로
새로운 생명이 도래해야 하기 때문인 게지
생명의 법, 잉태의 창조가
봇물 터지기 직전의 임계점에 도달한 때문인 게지
그런 게지
생명의 질서의 부름에
명을 따라 이끌리고 이끌리는 것인 게지

그래서 이토록 내가 너를
그리워 그리는 것인 게지

시에 나타난 사랑과 그리움의 대상은 이곳 '비산3동'이다. 7년 전 이맘때 최 대표는 새들 연구소와 마을 학교 터전을 찾기 위해 뜻 맞는 이들과 비산동을 답사한 뒤에 이 시를 지었다. 4개월 후 연구소와 학교는 이곳 비산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 마음을 품고 지난 7년을 보냈노라고 최 대표는 밝혔다. 7년의 '그림, 그리움'이 지금 이 교육문화연구학교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 마을이 생명을 품는 마을이 되기를, 마을을 주제로 한 이 공부가 생명을 품는 교육이 되기를 바랍니다."

시 낭송이 끝나고 노래를 한 곡 같이 불렀다. 영화 <원스> OST에 수록된 'falling slowly'라는 노래였다. 가라앉는 배를 붙잡고 희망에 찬 목소리를 들려달라는 애끓는 사랑의 심정이 가사 안에 담겨 있다. 노래는 마을을 향해 다시 불린다. 마을을 향한 그리움이 애끓는 사랑의 손짓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새들생명울배움터 최봉실 대표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한 사람, 마음 아프게 붙들게 되는 그 존재, 그런 이들에게 시선이 향할 때 비로소 생명을 확산시키는 마을 만들기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걸음

'마을'이 주목받은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이들이 '마을'에 주목했고 '공동체'를 살리고자 애썼다. 그 노력의 결실을 무시할 수 없고, 지금 우리가 뭔가 독보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최 대표는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영역에 관심이 지대할수록 경계할 지점들도 더불어 생기기 마련이다. 최 대표는 "하나의 유행이나 여유로운 생활양식으로서의 '마을 만들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지향해 가야 하는 문화들을 구체적으로 실천한다는 측면에서, 그저 좋은 일을 한다는 의식에 만족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야기는 다시 'Falling Slowly'로 돌아왔다. 노래가 지어진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지은 이는 미혼모 시설에 아이를 놓고 떠나야 하는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애끓는 사랑의 가사는, 당장 내 곁에서 여러 가지 고뇌로 번민하는 그 한 사람에 의해 노래로 울려 퍼진다. 최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통 속에 있는 누군가를 위한 눈물의 기도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그 어떤 노력도 오래도록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생명을 확산시키고, 함께 살아가는 축복을 누리고, 넘치는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지금 내 곁에 있는 그 한 사람, 마음 아프게 붙들게 되는 그 존재, 그런 사람들에게 시선이 향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우리 앞서 이 길을 걸어갔던 분들의 노력을 기억하면서도, 그분들이 아직 풀지 못했던 것,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구체적인 문제들을 찾아보려고 하는 노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앞서 간 이들의 노력에 빚을 갚는 심정으로, 좋은 것을 따라하는 것뿐 아니라 여전히 어려워서 피하고 있는 것, 극복해야 하는 것을 찾아 나선다면 그것이 결국 우리가 감당했어야 할 몫이 될 것입니다."

교육문화연구학교는 비산동 마을과 관련된 6가지 주제로 팀을 나눠서 진행된다. 이날 참석자들은 원하는 팀을 선택해 첫 모임을 시작했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만남을 경험하면서 실제 삶 속에서 민주주의를 훈련하고 실천한다. ⓒ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민주주의 훈련의 장

2017교육문화연구학교는 비산동 마을과 관련된 6개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마을개선, △마을허브공간, △언론출판, △농사준비, △재개발연구, △문화사업팀. 각 주제별로 팀을 구성한다. 앞으로 12주 동안 팀별로 각종 세미나와 활동 들을 자체 기획하고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팀 구성에 앞서, 팀별 활동의 취지와 주의할 점 등을 먼저 나눴다. 최 대표는 이것이 본격적인 민주주의 실천과 공부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제도를 일컫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짚었다. 제도 이전에 인격이 준비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그 본령을 완수할 수 없다.

교육문화연구학교에서의 팀별 활동은, 의사소통과 협력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더불어 함께하는 힘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실제적으로 경험하고 훈련하고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는 그 구체적인 실천 사항에 대해 아래와 같이 덧붙여 설명했다.

"모두가 저마다의 몫이 있다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만 기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정황에 맞게 각자 자기 몫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각자가 최선을 다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을 때 우리 모두가 함께 상승하고 도약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벽이나 담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 하는 생각보다 본인이 그 담을 넘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이 하나가 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은, 오직 하나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말하고 싶은 것, 마음의 상태, 원하는 것 들을 솔직하게 잘 표현한다면, 우리 안에 발생한 문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무수한 오해와 착각이 서로를 가로막는 강력한 장벽이 됩니다. 타인이 진짜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배우는 자세로 있어야 다른 사람 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내 입장을 고집하면 어느 순간 내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배움의 자세가 없으면 서로 고달파지는 것입니다. 매순간 겸허하게 배우는 자세로 있으면, 보다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최봉실 대표는 팀별 활동에 앞서, "모두가 각자의 몫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함께 상승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지금 비산동을 살아가는 나에게 구체적으로 부여된 몫은 무엇일까? 참석자들은 주의를 기울여 첫 시간을 보냈다. ⓒ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마을 공부 실전 돌입

팀별 모임을 시작했다. 마을 개선 팀에 모인 이들은, 앞으로 12주 동안 마을의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나눴다. 명다소 학생(14세)은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인사도 드리고 싶고 도움도 드리고 싶다"고 했고, 한예린 학생(19세)은 "삭막하게 '주차금지'라고 쓰인 벽에 예쁜 벽화를 그려 넣으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다. 김주열(40세) 씨는 "동네에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다 보면 간혹 자갈길을 만나는데 휠체어 타시는 분들은 다니기가 너무 불편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나누면서 개선해야 할 마을의 사정들을 공유했다.

마을 개선 팀에서 이날 모임 때 고른 마을 개선 목록은 아래와 같다.

-폐지 줍는 할머니, 할아버지 도와드리기
-마을 깨끗이 청소하기
-쓰레기가 많이 버려진 곳에 쓰레기통 설치하기
-고장 난 가로등 고치기, 가로등 필요한 곳 가로등 설치하기
-벽화 그리기 (바닥에 그림 그리기 또는 전봇대 예쁘게 색칠하기)
-꽃 화단 만들기, 꽃 심기.
-약수터 고치기
-마을 내 대형차 주차 문제 개선하기
-삼호그린아파트->'봉가진 면옥' 쪽 끊어진 인도 개선하기
-유모차, 휠체어가 올라갈 수 없는 인도 개선하기
-마을 곳곳에 위험 요소 찾고 개선하기

농사준비팀은 새들연구소 회원들 중심으로 해 오던 텃밭 농사를 활성화하는 한편, 보다 장기적인 농사를 내다보고 준비하기 위한 모임을 꾸려가기로 했다. 이달님(35세) 씨는 "얼마 전 '농부는 하늘과 농작물의 매개자'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농업이 본래 가치보다 저평가 받는 시대에서 우리 노력이 농업의 가치를 증명하는 걸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언론출판팀은 앞으로 교육문화연구학교 정기 모임 내용을 기록하고, 팀별 활동을 따라가며 각각의 소식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온라인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인섭(31세) 씨는 "듣는 사람을 이해하는 데서 소통이 출발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서로를 살리는 소식이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잘 소통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고, 구한글 학생(19세)은 "마을 안에서 이루어지는 언론과 출판 활동이 마을을 윤택하게 할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마을허브공간팀은 벌써부터 시동이 걸렸다. 11월 13일에 공간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 공간은 비산동 이웃과 다양하게 만나고 소통하고 대안적 삶을 실천하는 중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첫 모임부터 구체적인 준비 계획을 세우고, 공간 구성 및 인테리어와 시공 관련 회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마을허브공간팀은 벌써부터 공간 기획과 인테리어 구상으로 온라인 소통 창구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재개발연구팀은 현재 비산동이 당면한 재개발 사업 계획 및 추진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우리나라 재개발 사업의 역사적 흐름과 현실 등을 비교 분석하고 연구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김고운 학생(18세)은 "다니는 교회가 최근 재개발 사업 때문에 다른 동네로 이전해 재건축 중인데, 할머니가 갑작스런 교회 이전으로 힘들어 하셨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재개발 문제가 피부에 와닿게 되었다"고 했다.

문화사업팀은 탐방 계획부터 챙겼다. 팀 내에 비산동에 거주하지 않은 분들도 있고, 우선 마을의 이모저모를 잘 살피면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한 지점을 찾자는 취지로 마을 탐방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마을허브공간 개장식 문화 공연을 기획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나아가 허브공간을 활용한 문화 사업(교양 강좌, 영화 상영, 시낭송회 등)도 구상해 보기로 했다.


<후략>
▶ 기사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CNTN_CD=A0002369503&PAGE_CD=&CMPT_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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